병원매거진/제주의 새

백년해로의 상징 … 민감한 성질 때문에 관찰 쉽지 않아

제주한라병원 2018. 3. 2. 10:17

원앙 Mandarin duck(Aix galericulata)

 

백년해로의 상징 … 민감한 성질 때문에 관찰 쉽지 않아

    


 

  

  원앙은 오리과의 수면성오리로 다른 오리류 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답다. 예로부터 부부의 사랑과 정조, 백년해로를 상징하는 새(鳥)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결혼식에서 주례자가 흔히 원앙 같은 부부가 되라고 강조하기도 하며 신혼부부들이 사용하는 베개와 이불을 가리켜 '원앙금침'이라고 하며, 부부의 베게를 ‘원앙침’, 남녀 두사람이 추는 춤을 ‘원앙춤’, 커풀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꿈을 꾸면 ‘원앙꿈’ 이라고도 하며 사랑과 백년해로의 상징으로 여겨 왔다.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보호종이며 암수의 색깔이 확연하게 틀린 대표적인 자웅이형의 새이다. 수컷의 몸 색깔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부리는 붉은색으로 여러 가지 색깔의 늘어진 댕기와 흰색 눈썹선, 턱에서 목 옆면에 이르는 오렌지색 깃털, 붉은 갈색의 앞가슴, 오렌지색의 부채꼴의 큰셋째날개깃 등을 가지고 있다. 암컷은 갈색 바탕에 회색 얼룩이 있으며 복부는 백색을 띠고 가는 눈선은 흰색이 뚜렷하다. 수컷이 이렇게 아름다운 색깔을 하고 있는 것은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다. 암컷은 번식기에 새끼를 키울 때 둥지에 앉아 포란을 하거나 새끼를 키울 때 천적으로부터 자신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색을 띄고 있는 것이다.

  맑은 물을 좋아하여 물속의 작은 물고기나 벌레, 식물의 씨앗을 먹으며 특히 도토리를 좋아 하는데 겨울을 지내기 위해 제주를 찾은 원앙들은 낮에는 물가에서 쉬다가 저녁이 되면 중산간 숲으로 이동하여 도토리를 찾아 먹는다. 원앙은 산간 계류에서 번식하는 흔하지 않은 텃새이나, 겨울에는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데 봄이나 가을에 이동 시기에는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제주에서의 대표적 월동지는 서귀포시 강정동, 안덕계곡을 비롯하여 제주시 보건소 주변의 한천, 광령리계곡이 있으며 곶자왈지역에서도 월동을 한다. 최근에는 함덕 근처의 골프장 연못에 400~500여마리의 원앙이 찾아와 연못에서 쉬다가 저녁이 되면 인근 곶자왈로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원앙은 아주 민감한 새로 조그마한 인기척에도 놀라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관찰이 쉽지 않지만, 서귀포 천지연 폭포에는 놀랍게도 20여마리가 겨울을 지내는 원앙들이 있다. 이녀석들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져서 두려움 없이 암수가 서로 입을 맞추거나, 먹이를 잡기도 하고, 암컷에게 잘 보일려고 아름다운 날개를 퍼뜩이며 몸매를 과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겨울을 지 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원앙들은 금슬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원앙 암수가 서로 백년해로를 할 것 같지만, 이들은 고목의 구멍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을 때까지는 아주 다정하게 지내지만, 산란이 끝나면 암컷은 수컷을 멀리하며 가까이 오면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수컷은 이때부터 방황하며 부화가 완료 되어도 남의 집 애기를 보듯 육아에는 신경쓰지 않으며 모든 육아는 암컷이 도맡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