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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무한대 개념 아니다 … 물 사랑 운동 필요

제주한라병원 2018. 1. 29. 15:34

지하수, 무한대 개념 아니다 … 물 사랑 운동 필요

 

소중한 자원 ‘물’

 

시민운동 제1순위 “물 사랑”

국제자유도시 출범 이후 난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자연훼손에 대한 우려와 함께 환경에 대한 관심도 날로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보이지 않는 환경자원에 대한 관심은 덜 한듯하다. 바로 물에 대한 얘기다.


물은 최우선으로 지켜나가야 할 제주의 생명자원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애정과 관심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제주의 지하수는 오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고 관리 시스템은 매우 취약하다. 이런 판국에 물을 팔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섬이라는 공간에서의 물은 매우 제한돼 있는 자원이다. 물은 일단 오염되거나 고갈되면 그대로 끝이다. 무엇보다 물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물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며, 오염과 고갈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관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가동해야 한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생활의 터전’이라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물이 없으면 제주의 미래도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물 사랑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2018년은 제주의 생명수인 물을 지켜나가기 위한 물 사랑 운동의 원년으로 삼아나가길 소망해 본다.


하와이의 물 사랑 이야기

섬이라는 제주와 같은 조건에 있는 하와이 사람들의 물에 대한 애정과 관리체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와이 사람들에게 있어서 물은 법이요 신앙이다. 여기저기 써 붙인 표어나 안내문에서 하와이 사람들의 물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심지어는 노래까지 만들어서 부른다. “물이 있었네. 사랑스런 물이 있었네. 물은 우리의 생명” 이러한 가사를 담고 있는 물의 노래는 매우 감미롭기까지 하다. 식당과 같은 공공장소에는 ‘물을 아끼자’는 내용의 글귀를 붙여놓고 있다. “당신이 마시는 물은 한 컵이지만 컵을 씻기 위해서는 두 컵의 물이 필요합니다.”라는 내용은 캠페인을 넘어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와이가 이처럼 물을 절약하는 이유는 지나친 지하수개발로 인해 최악의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와이의 지하수 개발은 13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사탕수수재배에 따른 농업용수를 개발하면서 엄청난 물을 뽑아 썼다. 이런 상황에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물 수요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하와이주는 물 관리를 하와이의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채택해서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섬이라는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섬에는 저장고 역할을 하는 큰 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은 한정돼 있는데다 지하수로 저장되기 까지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따라서 섬의 지하수는 무한대의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하와이 사람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물 절약과 더불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오염방지를 위한 노력이다. 하와이에서는 쓰다 버린 폐공관리를 철저히 한다. 지하에서 관정이 폭발하지 않도록 콘크리트 처리해서 지하수로부터 단단히 차단시킨다. 또한 농약이나 비료의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해서 화학적인 오염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물이 오염되거나 고갈되면 관광도 끝장이요, 주민의 생존권도 있을 수 없다는 하와이 주민들과 당국의 절대적인 인식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물 관리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한다. 중앙관리실에서 하와이 오하우 섬의 일일 물 소비량을 체크할 수 있고, 물 매장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과학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행복제주의 조건 “물”

요즘 들어 축산폐수 무단방류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의 지하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몸살을 앓아왔다. 제주의 해안가 마을의 용천수가 질산성 질소 초과로 인해 음용수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혀진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 원인은 무분별하게 쓰여 지는 농약과 비료, 그리고 축산폐수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제야 밝혀진 것처럼 호들갑 떠는 것은 물에 대한 당국의 무책임과 무관심을 반증한다. 최근 들어서는 관측사상 최고로 지하수 수위가 가장 낮아졌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 또한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물매장량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나 관리 시스템이 취약한 상황에서 그야말로 물 쓰듯 뽑아 썼으니 올 것이 온 셈이다. 항간의 이야기처럼 강수량이 많으면 지하수위도 비례해서 늘어나는 것일까? 참으로 편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빗물이 땅으로 침투해서 지하수로 비축되기 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또한 지하수위가 낮아지면 바닷물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크나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물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철저히 달라져야 한다. 물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잘 쓰고 관리해서 다음 세대에게 넘겨줘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물 관리를 최우선의 정책으로 설정해야 한다. 특히 오염과 고갈을 막기 위한 선진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의식이다. 모두가 물을 절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몸에 베일수 있도록 물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어른들은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나아가서는 지방정부의 물 관리를 감시하는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물은 지속가능한 행복제주를 열어나가기 위한 필수의 자원이다. ‘물이 없으면 제주의 미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물 사랑운동을 펼쳐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