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퇴치 자선공연 … 크로스오버 음악의 진수
내작은 서랍속의 음악 - 파바로티와 친구들
빈혈퇴치 자선공연 … 크로스오버 음악의 진수
지금은 전설로 남아버린 세계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고향 모데나에서 92년 9월에 열린 ‘파바로티와 친구들’이라는 공연 앨범으로, 지중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빈혈의 한 종류인 ‘탈라세미아’ 퇴치를 위한 자선 공연 앨범이다. 파바로티를 중심으로 당대 최고의 팝뮤지션들과 70분의 프로그램중에서 하이라이트를 편집하여 제작한 음반이기도 하다.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넘어선 크로스오버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스팅, 주께로, 루치오 달라가 파바로티와 함께 노래하는 모습은 음역과 창법의 차이성에 두기보다는 음악으로 함께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인간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웅장하고 포옹력있는 파바로티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깊은 고독을 품은 스팅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부분은 장르의 구별과 차이를 깨뜨린 이례적이고도 훌륭한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모두 14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스팅과의 듀엣곡 ‘Panis Angelicus’로 시작한다. 감미로운 어쿠스틱 기타의 연주에 실은 두 뮤지션의 목소리가 전하는 조화의 감동은 아름답다. 이어 이탈리아 출신의 주께로와 그룹 U2의 보컬 보노가 함께한 ‘Miserere’는 허스키한 음색의 주께로와 파바로티의 풍부함이 한편의 드라마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세 번째로 ‘Muoio Per Te’는 주께로와 스팅이 함께 만든 곡으로 오래전부터 호흡을 같이 해왔던 우정이 풍부하게 담겨있다. 둘의 목소리는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는 고백을 잘 나타내 준다. 스팅의 재즈적 분위기가 진득하게 담겨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어 루치오 달라와 함께 부른 ‘Caruso’는 국내 팬들에게 귀에 익은 멜로디로 1873년에 태어나 1921년까지 활약했던 이탈리아의 테너 엔리코 카루소의 생을 노래하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편안안 기쁨을 주는 ‘One More Day’, 아론네빌의 ‘Ave Maria’는 가늘게 떨리는 바이브레이션이 훌륭한 곡이다. 이외에도 수잔베가의 ‘In Liverpool’, 마이크올드필드의 ‘Sentinel’, 그룹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Too Much Love Will Kill You’ 등 주옥같은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후에도 ‘파바로티와 친구들’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네장의 앨범이 발매 되었으며, 파바로티의 사후에도 많은 편집 음반들이 발매되고 있다. 이제는 그의 생생한 목소리를 더 이상 듣거나 볼 수는 없지만, 녹음기술의 발달로 마치 옆에서 불러주고 있는 듯 한 고음질(무손실음원) 음반들도 발매되고 있다. 이런 음원을 소화 할 수 있는 음악적 시스템을 갖추어 감상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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