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하고 행복한 제주 여는 알파와 오메가
지속가능하고 행복한 제주 여는 알파와 오메가
송정일 JIBS상임부회장
제주의 선택 건강산업 |
제주의 산업 브랜드 이미지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12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관광객 수는 무조건 늘어나는 것이 좋은 것일까? 세간의 이야기처럼 도민에게 떨어지는 이득은 별로 없고 논란만 가증된다면 제고해볼 여지가 있겠다. 난개발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교통난만 야기시킨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연중 방문객수가 800만에 불과한 하와이의 관광수익이 제주의 3~4배가 넘고, 500만인 오키나와는 제주의 2~3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에 비해 방문객 수는 훨씬 적은데 정작 관광수익은 높을 뿐 아니라 우리처럼 관광으로 인한 논란도 별로 제기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한 편에서는 내방객 수를 제한하고 제주관광의 구조적인 모순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쯤되면 향후 제주관광의 방향타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21세기는 산업적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융합의 시대다. 국가나 지역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남이 하지 않는 것, 특성이 있는 것 등에 대한 공통분모를 발굴하고 하나의 산업 가치로 융합하는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 그렇다면 제주의 주산업인 관광과 1차산업을 엮고 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제주의 청정환경이 발산해 내는 힐링, 치유, 헬스와 같은 건강가치가 아닐까?
건강이미지는 최고의 브랜드 가치!
산업적 융합을 극대화하는 촉매제는 인문학이다.
제주는 건강가치와 관련된 인문학의 보고다. 예로부터 제주는 건강의 섬 장수의 섬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제주는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장수를 상징하는 별자리, 즉 노인성이 보이는 곳이라 하여 장수의 섬으로, 신선들이 사는 무릉도원으로 묘사돼 왔다. 또한 제주는 2500년 전 역사적 대사건 “진시황 불로초 탐사”의 대상인 불로장생의 섬이기도 하다. 진시황은 대륙을 평정한 후 어느 날 바닷가에 있는 별장을 찾아 휴식을 즐긴다. 그런데 이튿날 깨어보니 바다 한 가운데 어제는 분명히 없었던 거대하고 신비로운 섬이 나타난다. 바로 신기루였다. 그러나 신기루인 것을 알 턱이 없는 진시황에게 서복이 거짓 아뢴다.“ 저곳은 불로장생하는 신선들이 사는 곳으로 불로초가 자라는 곳입니다.”라고 부추긴 것이다. 진시황은 서복에게 불로초를 캐어 올 것을 명했고 서복은 역사적인 대장정에 나서게 된다. 서복일행은 서귀포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란 기록을 남기고 한라산에 올라 불로초를 찾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상상력으로 빛을 발하는 탐라신화 속에도 생명과 건강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창조의 여신 설문대가 섬을 빚은 후 생명의 여신 삼승이 나타나 제주 섬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 넣었다. 이후 농경의 여신 자청비는 하늘에서 오곡종자를 갖고 내려와 농경의 시대를 열었다.
제주는 모든 식생이 평화롭고 건강하게 사는 생명의 섬이다. 지금은 어떤가? 제주는 지구촌에서 가장 청정하고 건강한 섬으로 인정받고 있다. 생물권 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 그리고 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유네스코 자연부문 3관왕에 등극하는 신기원을 이뤘다. 융합의 촉매제인 인문학 관점에서 볼 때 제주의 파워브랜드 이미지는 역시 건강, 장수, 불로초와 같은 요소들이다.
건강산업으로 가야 제주가 산다.
최근 들어 건강, 힐링, 치유라는 단어가 넘쳐난다. 방송마다 자연과 함께 사는 사람들을 테마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산에 정착한 사람들, 그들은 하나 같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산과 숲에서 건강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힐링 이미지가 충만한 제주는 건강의 기적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다양한 식생이 공존하는 한라산, 4계절 늘 푸른 모습으로 맑고 싱싱한 공기를 뿜어내는 곶자왈, 화산암반이 걸러내는 생명수는 건강 그 자체다.
또한 제주는 특산약초와 건강식자재의 보고다. 이주해 온 사람들 가운데는 이러한 제주의 자연에서 건강의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건강과 관광, 그리고 1차산업을 접목시킨 웰니스 관광이 시도되고 있다. 단순히 자연이나 보고 걷는 당일치기, 1박2일, 2박3일의 관광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 1주일, 한 달, 그리고 수개월 동안 머무르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웰니스 관광으로 가야 실익이 있다. 건강산업의 큰 줄기인 웰니스 관광이 활성화될 경우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웰니스 관광은 환경을 지키고 1차 산업까지 살리는 촉매제다. 다행히 제주에서도 건강산업에 대한 나름대로의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거나 건강식자재를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의료관광을 시도하는 병원도 있다. 건강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관광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제주한라병원이 시도하는 웰니스 사업은 선각자적 안목이 낳은 당찬 도전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라 했듯이 이들을 유기적으로 엮고 융합시킴으로써 그 가치를 높이는 지방정부차원의 전략이 절실하다. 건강산업은 제주가 향후 100년을 먹고 살아갈 미래산업이다. 웰니스 관광을 중심으로 한 건강산업은 지속 가능하고 행복한 제주를 여는 알파요 오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