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잠수실력으로 ‘물고기 사냥꾼’ 별명 얻어
18. 가마우지 Temminck's Cormorant (Phalacrocorax capillatus)
빼어난 잠수실력으로 ‘물고기 사냥꾼’ 별명 얻어
어쩌면 참 불행해 보이는 새일지도 모른다.
긴목을 가진 검은색의 가마우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새이다.
팔색조나 삼광조처럼 화려색이나 긴꼬리를 하지도, 저어새나 알락꼬리마도요처럼 부리가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니며, 장다리물떼새와 같이 긴 다리를 뽐내지도 못한다. 새들은 온종일 날아다니며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데 가마우지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하지만 가마우지는 잠수(潛水)에 명수라서 ‘물고기 사냥꾼’ 이라고도 한다. 심폐기능이 좋아 잠수를 시작하면 1분에서 2분까지도 잠수하여 물고기를 잡아온다. 이런 뛰어난 물고기 잡는 실력은 다른 새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의 계림지방과 일본에서는 가마우지를 포획하여 물고기 사냥에 이용하기도 하였다. 긴 목의 끝에 줄을 묶어 물고기를 잡더라도 삼키지 못하게 하여 이를 다시 토해 내도록하여 물고기를 잡은 것이다. 가마우지는 자기가 삼킬 수 있는 냥, 열심히 사냥하여 도로 뱉어 내는 것이다.
가마우지의 또 하나의 특징은 기름샘이 없다. 다른 종류의 새들은 꼬리쪽에 기름샘주머니가 있어 틈이 날때면 온 몸의 깃털에 기름을 바른다. 이는 깃털을 젖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주변에서 비가 오는날 닭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비가 오는데도 먹이를 먹으러 다니는 닭은 빗방울이 도로롱 흘러 내려 깃털이 젖지 않는다. 수시로 기름샘 주변을 부리로 부벼 깃털에 바른 효과다.
하지만 가마우지는 기름샘이 없어 깃털이 물에 쉽게 젖는다. 해안도로를 가다보면 날개를 펼쳐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흔들거리는 모습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물고기 사냥후 깃털을 말리고 있는 것이다. 기름샘이 없어 불편 할 것 같지만 가마우지에게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지도 모른다. 그만큼 잠수에 오랜 시간을 할애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기름샘이 있다면 아마 가마우지는 물고기를 잡을 수 없어서 다른 먹이감을 찾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다른 새들은 온 몸(깃털)에 기름으로 둘러 쌓여 있어 물속으로 들어갔을 경우 부력을 얻게 되어 잠수를 할 수 없으나 가마우지는 깃털이 젖어 물이 스며들기 때문에 쉽게 잠수 할 수가 있다.
자유자제로 오랜 시간 잠수하여 물고기를 잡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가마우지는 훌륭한 잠수능력과 긴목이 오히려 형벌이 되어 목구멍까지 삼키었던 먹이를 인간을 위해 다시 토해내야만 하는..... 그 댓가로 적은 먹이를 구걸 하며 살아가야만 했던 가슴 아픈 새. 그 끈을 풀고 자유로운 새가 되어주길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