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친근했던 새였지만 현대화로 점차 밀려나
인간과 친근했던 새였지만 현대화로 점차 밀려나
제주의 새이야기 (17) 종다리 skylark
종다리는 주로 농경지, 초원, 강가의 모래밭 등에서 생활하는데 우리 조상들은 '구름에 있는 종다리'라는 뜻으로 운작(雲雀), 높은 곳에서 고한다는 뜻으로 고천자(告天子)라고도 불렀다. 다른 이름으로 무당새, 깝죽새, 종달새라고도 부른다. 제주에서는 고루 분포됐으나 특히 모슬포나 고산평야의 농경지에서 종다리를 만날 수 있다.
대략 몸의 길이는 약 18cm정도이며 윗면은 갈색 바탕에 검정색을 띤 세로얼룩무늬가 많고 아랫면은 잿빛 바탕에 가슴에 갈색 세로무늬가 있다. 머리에는 작고 둥근 깃털이 있다. 가까이서 보면 연한 황갈색 눈썹선이 보인다. 꽁지는 길고 흰색 바깥꽁지깃이 뚜렷하다.
대부분의 새들이 둥지나 서식처의 세력권을 가지고 다른 새들의 접근을 경계하는데 종다리 수컷은 텃세권을 가지고 있으나 범위는 비교적 좁다. 땅 위에서 양쪽 다리를 교대로 움직여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고 배를 땅에 붙여 쉬기도 하며 모래로 목욕도 한다. 날 때는 날개를 완만하게 퍼덕여 난다. 번식기의 수컷은 텃세권에서 수직으로 날아오른 뒤 날개를 심하게 퍼덕여서 한곳에 정지해 지저귀다가 다 지저귀고 나면 다시 내려앉는 행동을 한다. 둥지에 돌아올 때는 옆으로 흔들흔들 난다. 3~4월에 지저귀기 시작하는데 암컷을 부르기 위해서 보다는 텃세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지저귀는 경우가 많다. 새끼를 키울 때는 조심성이 많아 공중에서 둥지로 바로 내리지 않고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 내려 주위를 살펴보고 둥지를 향해 걸어가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종다리가 하늘 높이 올라가 울면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과학적인 원리를 담고 있다. 종다리가 하늘에 날아오르는 높이는 보통 100m쯤이고 머무는 시간은 칠팔분쯤이다. 같은 높이에서 울어도 공기 가운데 수증기의 양에 따라서 소리가 전달되는 느낌이 다르다. 곧 수증기의 양이 많을 때는 지상으로 소리가 잘 전달되기 때문에 울음소리가 낮게 들리고 수증기가 적은 경우는 높게 들린다. 그러므로 종다리가 높이 날아올라 울고 있다고 생각될 때는 하늘에 수증기가 적고 고기압이 배치되어 있을 때이다. 그 때문에 소리가 높이 들리는 날과 그 다음날은 맑을 때가 많게 된다.
종다리는 우리 선조들의 시조에도 자주 등장 하는데 바로 부지런한 새로 등장한다.
“샛별지자 종다리 떳다 호미 메고 사립 나니/긴 수풀 찬이슬에 베잠방이 다젖는다/아희야 시절이 좋을손 옷이 젓다 관계하랴”<이재/조선 영조때>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소 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뇨”<남구만/ 조선 숙종때>
여기에 나온 노고지리는 종다리의 옛 이름이다. 이처럼 종다리는 시로 지어 노래를 부르고,우리의 삶에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았던 새이다. 하지만 우리의 농촌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종다리가 서식처를 점차 사람들을 위해(?) 도로와 건축물로 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