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매거진/제주의 새

AI로 힘든 겨울 보낸 대표적 겨울철새

제주한라병원 2017. 3. 29. 09:21

AI로 힘든 겨울 보낸 대표적 겨울철새
청둥오리-Mallard (학명:Anas platyrhynchos)


봄을 알리는 매화가 피기 시작하고  유채와 벚꽃이 온 세상을 덮을 듯이 우리의 주변을 장식하고 있다. 찬바람이 물러가고 꽃이 피고 화려해지면 자연 생태 시계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새들도 겨울철에는 깃이 조금은 볼품이 없어졌다가 요즘은 화려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배우자를 만나기에 여념이 없다.


청둥오리 교잡종 

청둥오리 암수 


지난 겨울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하여 철새도래지마다 홍역을 치렀다. 제주에서도 예외 없이, 한경면 용수저수지와 제주 최대 철새도래지인 구좌읍 하도철새도래지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바람에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방역을 하느라 난리법석이었다. 방역을 하느라 대형차량을 이용하여 소독을 진행하는 바람에 방역장비의 소음(?) 때문에 새들은 오히려 철새도래지에서 쉬지 못하고 인근 해안으로 피신하여 겨울을 보냈다. 청둥오리를 비롯한 흰뺨검둥오리, 알락오리, 고방오리, 홍머리오리들이 그 여느 해 겨울보다도 힘들게 지낸 겨울이었다.


제주에 머무는 동안 철새도래지에서 쉬면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여 그 에너지를 몸에 축적 해야만 한다. 봄이 되어 번식지로 이동하였을 때 그해 번식 성공률은 겨울을 어떻게 지냈느냐에 따라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청둥오리는 우리나라에 겨울에 찾아오는 철새로, 새를 모르는 사람들도 알 정도로 잘 알려진 대표적인 오리다. 가금 오리의 조상이기도 하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번식도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매년 겨울 제주 철새도래지에는 1000여 마리가 와서 겨울을 지낸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이번 힘든 겨울을 이들은 어떻게 지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번식지에서는 간혹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의 교잡종이 생기기도 한다. 필자도 예전에 미기록종을 보는 착각을 하기도 했지만 오리류들 비롯해 장수(長壽)하는 새로 알려진 두루미류에서도 교잡종이 발생하기도 한다. 교잡종이든, 아니든 이번 봄에 무사히 번식지로 가서, 많은 2세들을 탄생시키고 무사히 다시 제주를 찾아오기를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