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없던 혹이 봄되면 이마에 볼록하게 자라
혹부리오리 (학명:Tadorna tadorna)
겨울에는 없던 혹이 봄되면 이마에 볼록하게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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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혹부리오리의 혹은 겨울에는 어찌된 일인지 혹이 없어져버린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3월의 봄바람이 살랑거리기 시작하면 혹부리오리의 이마에는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간색의 혹이 툭 튀어나오게 된다. 대부분의 새들은 수컷의 깃털이 봄이 되어갈 즈음이면 화려하게 변한다. 저어새는 머리의 장식깃이 자라면서 가슴이 노란색으로 변하고, 흰뺨검둥오리는 얼굴이 밝은 갈색이었다가 봄이 되면 검붉은색으로 변한다. 멸종위기종인 긴꼬리딱새 수컷은 봄이 되면 자기 몸길이보다도 더 긴 꼬리를 가져 암컷을 유혹한다.
야생의 조류들은 대부분 수컷이 화려하고 멋있다. 이들은 암컷을 유혹하여 종족보전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화려하게 변신을 하는 것이다. 혹부리오리도 봄이 되면 이마에 볼록하게 혹이 자라는데 이 혹이 크면 클수록 암컷을 쉽게(?) 유혹할 수가 있다.
혹부리오리의 겨울깃은 머리와 윗목은 녹색의 금속광택이 있는 검은색이다. 몸은 흰색이며 아래가슴에서 등에 걸쳐 폭넓은 고리 모양의 밤색 띠가 있고, 아랫배까지 배 중앙에 검은색의 폭 넓은 세로띠가 있다. 암컷은 수컷과 비슷하나 약간 더 작고 부리에 혹이 두드러지지 않으며, 부리 기부에 흰 부분이 있다.
매년 10월부터 청둥오리, 홍머리오리, 고방오리들이 제주를 찾는 데, 오리들 중에 가장 늦은 11월 중순경에 제주를 찾아와 추운 겨울을 보내고 번식지로 이동한다. 이번 겨울은 야생조류들이 억울한 피해를 많이 당한 겨울이기도 하다. AI(조류독감) 주범으로 몰리는 바람에 소독을 한다고 철새 도래지마다 편안한 휴식을 할 수 없었다. 겨울철에 잘 먹고 잘 쉬어야만 번식지에서 번식성공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번 봄에는 혹부리오리를 비롯한 많은 종류의 새들이 번식지에서의 성공을 거둘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