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눈동자를 가진 어느 소녀의 이야기
내 작은 서랍속의 음악-크리스 드 버그의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
4월의 눈동자를 가진 어느 소녀의 이야기
예전엔 그랬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매체들이 별로 없을 무렵, 나름대로 좋아하는 음악 프로그램 시간에 맞춰 잠을 설쳐가며 귀를 기울였던 그런 시절이…. 그 당시 인기 DJ 김기덕, 박원웅, 김광한, 이종환등 그들만의 각자의 그윽하고 매력 있는 목소리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던 그런 시절이…. 아이돌그룹 못지않았던 그들의 인기가 요즘에는 먼 옛날 얘기처럼 느껴진다.
그 당시 그들의 진행했던 서로 다른 프로그램에서, 4월이 오면 라디오 주파수를 타고 가장 많이 흘러나왔던, 크리스 드 버그의 앨범 크루세이더에 수록된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4월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를 소개 하고자 한다.
지금은 라이센스 발매와 인터넷 등으로 쉽게 들을 수 있는 곡이지만, 그 당시에는 구하기도 힘들었고, 소위 ‘빽판’이라고 불리는 해적판을 통해서야 들었거나, 전문 음악다방 같은 곳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곡이다.
아르헨티나 주재 영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난 싱어송라이터인 Chris de Burgh는 독특한 음색과 바이브레이션으로 우리에겐 ‘Lady in Red’, ‘Here is Your Paradise’같은 노래로 많이 알려졌다.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는 그의 초창기 앨범이자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명반으로 꼽히는 [Crusader]에 수록된 곡으로, 무수히 많은 눈송이를 맞으면서도 아름다움을 피운 한 송이 꽃처럼, 4월의 눈동자를 가진 한 소녀의 이야기와 애잔한 선율이 녹아있는 명품발라드라고 생각한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던 T.S.엘리엇의 [황무지]와 함께….
4월은 잔인한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차라리
겨울에 우리는 따뜻했다.
망각의 눈이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유지했으니
다시 움트고 살아나야 하는 4월
-유튜브 검색창에서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 라고 검색하면 감상할 수 있다.
항상 볼륨은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