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옷 입고 하얀 뿔테 안경 쓰고 재빠르게 움직여
동박새 (학명: Zosterops japonicus)
녹색옷 입고 하얀 뿔테 안경 쓰고 재빠르게 움직여
제주의 어디를 가든 쉬 볼 수 있는 나무는 동백이라 생각된다.
冬柏(동백)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백꽃은 겨울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한 겨울의 추위를 뚫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동백의 가루받이를 해주는 새가 바로 동박새 이다. 대부분의 꽃들이 수분을 벌과 나비를 통해서 하지만 새의 힘을 빌려서 하는 것이 동백이다.
동백은 겨울에 피기 때문에 이때는 벌과 나비가 없는 시기다. 그래서 동백을 조매화(鳥媒花)라고도 부른다. 온몸이 녹색으로 야생조류 중 가장 적은 부류에 속하는 새가 동박새다.
약 12~13㎝정도 크기이며, 몸의 윗면은 녹색이고 날개와 꽁지는 녹색을 띤 갈색이다.
주로 꽃의 꿀을 따먹는데 그 중에서도 동백꽃의 꿀을 좋아한다.
동백꽃위의 동박새!
제주도에서는 흔한 텃새로 지낸다. 동박새는 워낙 작고 움직임이 빨라 쉽게 모습을 보기는 쉽지는 않지만 의외로 쉬운 방법은 숲에서 귤을 까서 나뭇가지에 걸쳐 놓고 조금 기다리면 아름다운 동박새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동백나무와 같이 우거진 곳에서 관찰하고자 할 때도 약간의 우연(?)과 기다림을 겸비해야만 한다.
아름다운 동박새의 모습을 촬영 하기란 쉽지 않다. 작고 움직임이 빨라 카메라 포커스를 맞추노라면 어느새 다른 가지로 이동해 버리기 때문에 가끔 짜증(?)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욕심을 버리고 기다림을 즐기기 시작할 때쯤이면 동박새는 무리를 지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 할 것이다. 특히 동백꽃과 벚꽃을 유심히 살펴보면 녹색의 옷을 입고 하얀 뿔테 안경을 쓴 아름다운 동박새의 모습을 볼 수 있다.<지남준·핵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