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신종 플루-메르스 신속한 대처만이 예방할 수 있다
사스-신종 플루-메르스 신속한 대처만이 예방할 수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지난 5월부터 우리나라를 강타했습니다. 아산-서울에서 시작한 메르스 사태는 전국에 감염자가 빠르게 번지며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었습니다.
유치원 초중고 학원의 상당수가 휴업을 하고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 6월 16일 현재 11만명이 일정을 취소해 1억10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관광업계가 타격을 받고 농촌 관광도 10건 중 9건은 취소됐습니다. 시장과 가게를 찾는 사람도 대폭 줄어들고 외식 매출은 40%가 격감했고 스포츠 산업과 공연 문화가 50% 이상 침체하는 등 경제가 마비됐습니다.
16일 현재 전국의 메르스 확진 환자는 154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19명으로 치사율이 10%를 넘어섰습니다. 환자 근처에 갔거나 의심되는 사람을 자기 집에 격리 시킨 케이스는 5,586명이며 자가격리가 해제된 사람도 3,000명에 이릅니다.
유일하게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제주도에서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제주도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는 6월 13일 메르스 의심 신고자는 30명이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제주도는 직•간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도내 중소기업에 4500억원 규모 특별경영안정지원자금으로 융자지원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5월 20일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에서 농작물 재배 관련 일을 하다가 귀국한 남성(68)과 그의 부인(63) 등 2명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메르스는 주로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 질환입니다.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3개국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98%는 중동 지역에서 나왔습니다.
그중 465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40%에 이르러 ‘중동 사스(SARS)’로 불립니다. 감염체는 사스를 일으킨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종류인데 영국 BBC 방송에서는 4살 미만의 어린 낙타의 바이러스가 주원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중증급성호흡기 질환 증상과 함께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증을 동반합니다.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에 특화된 치료제는 아직 없으며, 백신도 없어 호흡기 증상 치료를 통해 회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메르스가 확산된 원인은 처음 감염된 바레인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던 사람이 보건당국과 대형병원이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골든 타임’을 놓치면서 사태를 악화시켰기 때문입니다.
메르스 첫 번째 환자는 병명을 모른 채 병원 3곳을 전전하다가 6월 18일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질병본부는 처음에는 아니라고 하다가 이틀을 허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건당국이 초기 대응만 잘 했어도 메르스 환자가 2~3명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를 확산시키며 ‘최악의 진원 병원’으로 지목되기에 이른 것은 의료기관으로서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감염 확인된 환자만 해도 70명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3, 4차 유행’ 우려 또한 더 커지게 만들었습니다.
한국 최고 수준의 병원 중에 하나일 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메르스 환자를 확진한 의료기관이기도 한 삼성서울병원은 의사가 3명이나 확진 판정을 받고, 응급실 밖에서도 감염 사례가 속출한 요인도 기본 조치를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방문객이 붐비는 병원 로비와 화장실 등 응급실 안팎을 거리낌없이 다닐 수 있게 함으로써 3차 감염자를 양산하고, 이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화를 더 키우게 한 것입니다.
결국 방역당국은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한 민관 합동 즉각대응팀을 구성해 활동을 개시했습니다.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의 비전문가 수준의 대처, 공공의 이익보다 병원 사익을 우선시한 정보 은폐 등이 삼성서울병원을 메르스 제2 진원지로 만들었고, 정부 역시 삼성서울병원을 거의 치외법권 수준으로 대접하면서 국민 생명 살리기는 뒷전으로 미루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국회 여당 의원들 입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메르스에 걸린 의사는 4명이고, 이 가운데 3명이 삼성서울병원 의사입니다. 현재까지 확진자 154명 가운데 의사 4명을 포함해 간호사와 간병인 등 병원 관련 종사자는 모두 26명입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전염병은 2000년대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스(SARS)라고 불리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은 2002년 11월부터 중국 광동지역에서 발생되어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캐나다 등 전세계로 확산됐습니다. 2003년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8,096명이 감염되어 이중 774명이 사망했습니다.
사스는 아직 백신이나 예방약이 개발되어 있지 않고 있는데 대유행 당시 한국은 노무현 정부의 신속한 대처로 확진 환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세게보건기구(WHO)로부터 사스 예방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고건 총리는 2003년 4월 사스 외신 보도를 보고 즉각 국립보건원을 중심으로 사스방역대책본부를 가동시켰습니다. 보건원의 사스 전담 인력은 불과 4, 5명뿐이고 인천공항의 열감지기는 1대뿐이었지만 국무조정실이 나서 국방부, 행정자치부 등 관련 부처를 총동원해 군의료진 70여 명을 공항 사스 방역에 투입했습니다. 사스 방역을 국가 방어 차원에서 전쟁처럼 치러 예방한 것입니다.
그러나 신종인플루엔자A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09년 4월 사람•돼지•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혼합되어 있는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신종플루는 214개국 이상에서 확진되었고 대유행이 종료된 2010년 8월까지 전세계적으로 1만 8500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3월 기준 1만 5,160명이 신종플루 확진을 받았고 260명이 사망했습니다.
세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온난화 영향으로 바이러스 유행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다 해도 제2, 제3의 바이러스가 언제든 확산할 수 있어 국가적 감염병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할 때 강조합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정부가 지난 해 세월호 사건 이후 국가안전처를 신설했으나 대응이 미흡했고 병원에서 대처하는 방식도 미숙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보호자와 간병인 등이 환자를 간호하는 우리나라 병원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입원실 안에 환자와 보호자, 간병인, 문병객 등이 뒤섞여 있는 환경이 메르스 확산의 한 원인이 됐습니다.